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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 - 그냥

by 김잿솜 2024. 1. 29.

그냥.

겉보기에 속 편한 단어처럼 보인다.

모든 것의 이유이자 어떤 것의 이유조차 아닌 말.

어느쪽이든-

 

세상에나, 이런 블로그가 있었다니. 스스로도 잊고 있었다.

바빠서 잊거나 아파서 잊은건 아니고,

그냥 잊었다.

 

오랜 기록들(얼마 없긴 하지만)을 살펴보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

잿솜출판, 아무것도 없던 조그맣고 하얀 방에서 마음을 다잡던 날.

건조하고 추운 겨울, 터 잡을 곳 없어 외로이 방황하던 그 시기.

 

2년이 지난 지금, 그때보다는 조금 더 넓은 방에서 마음을 다잡는 날.

여전히 춥고 건조하지만 같이 방황할 사람들이 있어 살이 덜 아린 겨울.

 

잿솜출판은 잠시 접어뒀다.

글은 내려놓았으며, 개발도 직접 건드릴 일은 없어졌다.

그 자리를 훌륭하게 채워줄 사람들이 생겼으므로.

 

내 할 일은 하나다.

이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나가면 된다.

정도를 걸었더라면 훨씬 수월했을 여정 속에서 그들이 지치지 않도록.

 

아마 길이 완성되는 그 날에,

잿솜출판도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p.s

그와 별개로, 앨범 리뷰는 꾸준히 하고싶으나 시간이 별로 없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나태함이 크다.

나태함의 원인은...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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