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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2

1 - 첫 출근 2022 첫 출근. 무려 퇴사한 지 1년 만이다. 직원이 하나이고, 대표도 하나이고, 직원과 대표의 합이 하나이며 사실 아직 사업장도 아닌 사무실로의 출근. 해가 중천을 약간 넘어서야 출근했지만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따뜻하고 아늑한 흰 방 속에서 생각한다. 호기롭게 퇴사로 시작한 한 해가 무산하게 가버렸다. 나는 갑작스레 찾아온 끝에서 한참을 헤맨 바 있다. 산처럼 쌓인 계획이 무덤이 되어 돌아온 탓이다. 계획과 계획, 그 사이에는 행동이 없어서 늘 바쁘면서도 결실을 맺은 적이 없다. 친구, 지인, 가족, 소중한 사람들의 전화에 '지금은 작업하느라 좀 바빠서...'라는 말을 남긴 나. 나는 '오, 완성되면 꼭 보여주라'라는 말에 결코 답할 수 없었다. 안타까운 이야기가 매년 반복되는 것은 정말.. 2022. 1. 3.
0 - 한 해의 끝에서 시작하기 - 얼마 전 눈이 왔습니다. 거리 이곳저곳에 쌓일 정도로 많이 내렸습니다. 본격적으로 거세어지는 눈발을 바라보며 올 한 해도 곧 끝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일년입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 사람들은 저마다의 우울에 빠진 듯했고 저 또한 오랫동안 얕은 우울감에 발 담그고 있습니다. 올해 초 건강상의 이유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루 종일 잠자기 좋아하는 작가의 글 쌓아놓고 읽기 며칠간 나온 새 음반 감상하기 새로운 칵테일 만들고 마셔보기 틈틈이 써온 시 신춘문예에 공모하기 미루고 미루었던 게임 기획하기 돌이켜보니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못해본 일도 정말 많이 했고, 생각보다 알차게 보낸 .. 2021.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