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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눈이 왔습니다.
거리 이곳저곳에 쌓일 정도로 많이 내렸습니다.
본격적으로 거세어지는 눈발을 바라보며 올 한 해도 곧 끝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일년입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 사람들은 저마다의 우울에 빠진 듯했고
저 또한 오랫동안 얕은 우울감에 발 담그고 있습니다.
올해 초 건강상의 이유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루 종일 잠자기
좋아하는 작가의 글 쌓아놓고 읽기
며칠간 나온 새 음반 감상하기
새로운 칵테일 만들고 마셔보기
틈틈이 써온 시 신춘문예에 공모하기
미루고 미루었던 게임 기획하기
돌이켜보니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못해본 일도 정말 많이 했고, 생각보다 알차게 보낸 한 해입니다.
그리고 한 해의 끝에서, 자연스럽게 나태함이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이 나태를 이겨내고 다가오는 새 해를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하던 참에 블로그를 시작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친구의 추천이 있었습니다.
괜찮은 생각이라고 보아 별 고민 없이 첫 글을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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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두서없는 글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쓰이는 게시글도 비슷할 것 같고, 블로그의 주제 자체도 그러할 예정입니다.
메인은 개발 일지입니다.
나름 구색은 기획자여서, 홀로 개발하는 작품들 하나씩 올려볼 생각입니다.
개발 실력이 초보적인 탓에 개발 노트보다 실패기에 가까운 무언가가 나올 것 같습니다.
시, 산문, 소설 등도 자주 올리려 하는데,
어떤 주제로 적을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쓴 것도 쓸 것도 너무나 많습니다.
술, 힙합 음반 관련 이야기는 가끔 던지려고 합니다.
감히 게임 후기도 간간히 올려보려는 생각입니다.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로 첫 게시글을 채웠는데요,
부끄럽게 누군가 봐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일기장처럼 여겨 적어나가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