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편지1 김솜 - 커피, 애프터 이펙트 - 커피에서 물 맛이 난다. 커피 향 물, 커피 특유의 쓴 맛과 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내가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셨다. 어린 내 눈에 어른들의 음료로 보였던 커피, 그것을 어머니 몰래 입에 대며 느낀 감정은 ‘어른들은 이렇게 쓴 음료를 대체 왜 마시는 거지?’였다. 그랬던 내가 이젠 커피를 물 마냥 홀짝홀짝 마시고 있다. 물 같은 것이 아니라 이 커피에서는 정말 물 맛이 난다. 혹시 정말 물은 아닐까 컵을 쳐다본다. 늘 마시던 색 - 얼음이 조금 녹아 약간 연해진 - 사무실 건물 1층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이다. 이건 분명 물이 아니다. 그저 내게 너무 익숙해진 맛과 향의 커피일 뿐이다. 평소라면 찾지 않을 편의점 캔 커피를 사 왔다. 그것도 설탕이 잔뜩 들어가 단 맛밖에 안나.. 2022. 4.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