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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희멀겋다
달빛이 비치어서
피가 안 통해서
창백하게 죽어가는 건가
새하얗게 살아가는 거지
척추에서 가시처럼 돋은 마디
마디에서 손을 거쳐 다시 마디
과학이 말하길
절지가 아닌 나
피부를 감싼 창백이 이리도 단단하건만
-
손을 둥글게 말아 만든 흰색 망원경
-어릴 적 써본 것과 닮았다
유리창을 렌즈 삼아 하늘을 보니
나를 보고 하얗게 질린 것 같아
미안
시작 또는 끝에 대한 질문
우연일까 필연일까
답은 모르고
답을 아는 너는
죽어있어 말할 수 없다
더 이상 마디를 잇지 못한 나는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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